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 시 낭송/심연
♥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
이제 나머지 세월
무얼하며 살겠느냐 물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고
기도로 하루를 열어
텃밭에 가꾼 행복 냄새에
새벽별 툭툭털어 아침사랑 차리고
햇살 퍼지는 숲길 따라
야윈 손 꼭 잡고 거닐며
젊은날의 추억 이야기 하면서
선물로 주신 오늘이 감사하고
호수가 보이는 소박한 찻집에서
나이든 옛노래 발장단에 고개짓으로
나즈막이 함께 따라 부르며
자금까지 지켜 주심이 감사하고
한마디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무슨 말 하려는지
무슨 생각 하는지 읽을 수 있고
살다 때론 버거워 지면
넉넉한 가슴에서 맘놓고 울어도
편할 사람 만났음이 감사하고
빨간 밑줄친 비밀
불치병 속앓이 털어놓아도
미안커나 부끄럽지 않고
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음이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난 의미요
살아 온 보람이며
살아갈 이유가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며
가을 낙엽 겨울 빈 가지 사이를
달리는 바람까지 소중하고
더 소중한 사람이 있어 범사에 감사하고
서산에 해 넘으면
군불지핀 아랫목에 짤짤끓는 정으로
날마다 기적속에 살아감이 감사하고
하루해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에
차고 기우는 달과 별이 보내는 사계에
물고기 춤사위 벗하여
솔바람 푸르게 일어나는 한적한 곳에
사랑둥지 마련해 감사기도 드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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