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래 213

[스크랩] 그리운 나의 신발들 / 신경림

그리운 나의 신발들 / 신경림50킬로도 채 안 되는 왜소한 체구를 싣고 꽤나 돌아다녔다, 나의 신발들 낯선 곳 낯익은 곳, 자갈길 진흙길 가리지 않고떠나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면서.무언가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햐면서도 그것들이 닳고 해지면 나는 주저 않고 쓰레기 봉지에 담아 내다버렸다. 그 덕에 세상사는 문리를 터득했다 고마워하면서.이제 와서 내다버린 그 신발들이 그리워지는 것은세상사는 문리를 터득한 것은 내가 아니고 그 신발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그 신발들에 실려 다니기 이전보다지금 나는 세상이 온통 더 아득하기만 하니까.그래서 폐기물 처리장을 찾아가 어정거리는 것인데,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 내 헌 신발들과 함께버려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세상사는 문리를 터득하고자 나섰던 꿈과 더불어..

시의 나래 201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