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래 213

호박 넝쿨 - 황학 임문석

호박 넝쿨_ 황학 임문석(영상_개울) 호박 넝쿨 - 황학 임문석 마구 퍼붓는 빗속에 초록 우산 줄줄이 받쳐가며 드문드문 백열등으로 길 밝히느라 지루한 장마철도 쉴 틈없는 생계 활동 여념 없구려! 나약한 몸으로 등산하듯 미래 향해 개척하려고 가로막는 장애물마다 일일이 자일을 걸며 끊임없이 타오르더니 이젠 태풍, 폭우도 걱정 없구려! 소낙비 흠뻑 젖은 머리칼 후줄근한 베적삼 속의 옹골진 가슴팍 늙어가는 호박 두 덩이 이젠 줄 리 없는 젖통이라고 무심한 게 불효였구려! 젊은 시절 억수같이 내리던 소낙비 속의 내 어머니 그 억척 고스란히 닮은 싱그런 호박넝쿨 세상살이 버거울 적에 널 보면 모정이 불끈 솟는구려!

시의 나래 2021.05.16

봄은 가슴에 - 白雲 손경훈

봄은 가슴에 白雲 손경훈(영상개울) 봄은 가슴에 - 손경훈 봄은 가슴에 - 白雲 손경훈 죽은 나무 가지에 아롱다롱 맺힌 물방울 봄이 숨어 숨 쉬어도 슬퍼 우는 날 찬바람 달음질 쳐 가고 또 가고 벌써 초봄은 저물어 간다. 바라보면 청 빛 심연 속으로 빨려드는 하늘 작은 새 저물어 오는 하늘을 붉게 촛불을 켜는 마음 뉘 알리 빈 오두막 텅 빈자리 냉이 꽃 한 송이 고혹적인 미소여 가진 것 없어도 콧노래 절로 나네.

시의 나래 2021.04.01

봄빛 그리움 - 홍영순

봄빛 그리움 _홍영순(영상_개울) (노래 Sacred Grove - Ad dios) 봄빛 그리움 - 홍영순 고독으로 침묵하던 빈 가지 위로 처연하게 걸려있던 내 그리움도 이제 막 물오른 연둣빛 여인의 가슴인 양 잦은 숨소리 가빠진다 투명한 고운 햇살 받고 봉긋봉긋 피어오르는 꽃봉오리 위로 아직 마르지 않은 하얀 눈물 그렁그렁 맺히고 긴 세월 삭히지 못했던 순환의 가슴앓이 이제 막 피어나는 봄꽃으로 안간힘쓴다

시의 나래 2021.03.21

그리움의 꽃은 향기롭다 - 소소 정연숙

그리움의 꽃은 향기롭다_소소 정연숙(영상_개울) 그리움의 꽃은 향기롭다 - 소소 정연숙 꽃이 필 때 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3월에 새순 돋고 꽃 피더니 4월에는 가슴 울리도록 그 꽃잎 흔들리는 소리 크게 들려오나니 손가락 걸고 약속하지 않았어도 봄이라고 꽃은 피어나고 봄바람의 애무에 분홍입술 떨어질까 마음 조이는 아름다운 사랑 그 꽃잎 같은 말 건네지 못하는 애잔함이여 품고 또 품어야만 할 향기나는 그리움이여 그대의 손끝에서 한송이 꽃이 되고 그대의 눈안에서 한다발 꽃이 되고 그대의 가슴 안에서 한가득 꽃밭이 되나니

시의 나래 2021.03.07

고향 가는 길 - 澐華 김정임

고향 가는 길_ 澐華 김정임(영상_개울) 고향 가는 길 - 澐華 김정임 내 고향 산마루 오솔길에는 올해도 연분홍 진달래꽃 피어나겠지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날엔 풀잎에 이슬이 방울방울 열리고 꽃들이 울긋불긋 꽃잎은 하늘하늘 벌 나비 나풀나풀 춤추는 봄날 새들이 지저귀고 시냇물 흐르면 아지랑이 아롱지고 잠자리 나는 곳 아름다운 그곳의 그리운 얼굴들 그립고 보고 싶어 찾아가는 고향 가고 없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먼 산에 들려오는 메아리 되어 언제나 내 가슴을 울려 주는 곳 부모님도 첫사랑도 모두 떠난곳 꿈속에서 임 만나러 가고 오던 길 못 잊어 찾아가는 내 고향 가는 길

시의 나래 2021.02.23

겨울산 - 소소 정연숙

겨울산_ 소소 정연숙(영상_개울) 겨울산 - 소소 정연숙 하얀 뼈가 드러날 때까지 속마음을 내어주고 싶은 자연의 섭리와 순리를 거스를 줄 모르고 산이 물로 바뀌어도 초지일관 굽히지 않는 품은 듯 감싸안으려는 넉넉한 마음 조금은 외로워도 보이지만 꽁꽁 언 세상에 따사로운 햇살로 삶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겨울산 나의 삶의 참모습은 어느 산에서 찾을까 그저 정상을 향해 오르기만 했다 내려갈 길을 생각지도 못하고 뒤돌아보니 갈길이 멀고 험해 보인다 쉬엄쉬엄 가야할까 보다 저 산처럼 때로는 단풍을 입어보고 때로는 봄꽃도 입어보고 푸른 잎 무성한 풍요로움도 가져보고 메아리도 돌려주고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되어보려 한다 보내고 맞이해야 하는 겨울과 봄이 맞물린 시간 속에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처럼 그리움도 어느 순간..

시의 나래 2021.02.18

겨울이 지나는 창가에 - 草芽 설경분

겨울이 지나는 창가에 _ 草 芽 설경분(영상_개울) 겨울이 지나는 창가에 _ 草芽 설경분 ( 영상_개울 ) 겨울이 지나는 창가에 - 草芽 설경분 누가, 저 순백의 꽃을 피우고 있을까! 하얀 세상 송이 눈이 곱게 내리던 날 그대가 찾아왔다. 찬바람이 불어도 좋아라!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사르르 눈물이 흘러도 좋아라. 그대와 잡은 손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어 내 마음은 온화한 매화꽃으로 피어나니까.

시의 나래 2021.02.16

빛바랜 수첩 - 澐華 김정임

빛바랜 수첩 - 澐華 김정임 빛바랜 수첩 - 澐華 김정임 수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만난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흘러 버린 추억이 되었네 당신을 만났기에 행복했었고 당신을 만났기에 불행했지만 영원히 잊지 못해요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빛바랜 수첩 속에 사진 한 장이 나를 아프게 하네요 언젠가 다시 만나 행복 하잔 말 이제는 슬픈 약속이 되었네 수많은 세월이 흘러갔어도 아직도 많은 약속 남아 있지만 그래도 잊어야겠지요 이 밤도 별들은 반짝이는데 거리에 네온 불도 깜박이는데 지금도 아른아른 그리운 모습 언젠가 한 번은 만나겠지요 그 후에 잊으렵니다

시의 나래 2021.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