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향연

찔레꽃Ⅲ - 이근모 (낭송-최현숙)

眞旗 언제나 2020. 11. 11. 20:35

찔레꽃Ⅲ  이근모 (낭송 최현숙 영상개울)

찔레꽃 Ⅲ - 이근모 
 
돋아난 가시 오롯이 홀로 서서
한 서린 삭풍처럼 봄 햇살을 찌르는데
찌르는 가시, 가시 한 많은 설움이다. 
 
찔레꽃 향기에서 어머니의 냄새가 났다.
봄 빛 아지랑이는 나를 유년으로 데려갔다.
추억은 샘물처럼 서러움을 퍼냈다. 
 
오월 어느 날
나는 미역국을 대신한 

된장 푼 보릿잎국을 마셨다.
찔레꽃 잎은 하얀 이밥이 되었다.
어머니는 훌쩍이는 아들을 보듬고
찔레꽃 가시 꺾어 따갑게 울었다. 
 
산나물 캐러간 어머니는 

큰 바윗덩어리 하나를 가져왔다.
허파를 갉아 자리 튼 바위
어머니는 찔레꽃이 좋아 

찔레꽃 동산으로 갔다.   
 
보리밭 이랑에서 

종달새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었다.
어머니 저고리가 지붕위에서 

찔레꽃처럼 하얗게 피고 있는 날이었다. 
 
찔레꽃 피는 5월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