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향연 206

갈보리의 노래 - 박두진 (낭송/구나현) / (낭송/심은혜)

갈보리의 노래 - 박두진 (낭송-구나현) [시(詩)낭송](갈보리의노래-詩박두진 ) - 詩낭송_심은혜. 갈보리의 노래 - 박두진 (성시낭송/심은혜) 마지막 내려 덮는 바위 같은 어둠을 어떻게 당신은 버틸 수가 있었는가? 뜨물 같은 치욕을, 불 붙는 분노를, 에어내는 비애를, 물새 같은 고독을, 어떻게 당신은 견딜 수가 있었는가? 꽝! 꽝! 쳐 못을 박고, 창(槍)끝으로 겨누고, 채찍질해 때리고, 입맞추어 배반(背叛)하고, 매달아 죽이려는, 어떻게 그 원수(怨讐)들을 사랑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당신은 강(强)할 수가 있었는가? 파도(波濤)같이 밀려오는 승리(勝利)에의 욕망(欲望)을 어떻게 당신은 버릴 수가 있었는가? 어떻게 당신은 패(敗)할 수가 있었는가? 어떻게 당신은 약(弱)할 수가 있었는가? 어떻게 ..

낭송 향연 2018.02.25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낭송 김재미)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낭송김재미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에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낭송 향연 2018.02.25

나의 시 - 서정주 (낭송/정은미 )

나의 시-서정주 (낭송-정은미) 나의 시 - 서정주 어느 해 봄이던가, 머언 옛날입니다. 나는 어느 친척(親戚)의 부인을 모시고 성(城)안 동백(冬柏)꽃나무 그늘에 와 있었습니다. 부인은 그 호화로운 꽃들을 피운 하늘의 부분(部分)이 어딘가를 아시기나 하는 듯이 앉어 계시고, 나는 풀밭 위에 흥근한 낙화(落花)가 안씨러워 줏어 모아서는 부인의 펼쳐 든 치마폭에 갖다 놓았습니다. 쉬임없이 그 짓을 되풀이하였습니다. 그뒤 나는 연년(年年)히 서정시를 썼습니다만 그것은 모두가 그때 그 꽃들을 줏어다가 디리던--- 그 마음과 별로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제 웬일인지 나는 이것을 받어줄 이가 땅위엔 아무도 없음을 봅니다. 내가 줏어모은 꽃들은 저절로 내 손에서 땅위에 떨어져 구을르고 또 그런 마음으로 밖에는..

낭송 향연 201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