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낭송김재미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에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낭송 향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비에게 / 양현주 (0) | 2018.03.22 |
---|---|
갈보리의 노래 - 박두진 (낭송/구나현) / (낭송/심은혜) (0) | 2018.02.25 |
그대 늙었을 때- 낭송/혜문 김둘 (0) | 2018.02.24 |
나의 시 - 서정주 (낭송/정은미 ) (0) | 2018.02.23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0) | 2018.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