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무 신 _ 초연 채현석 (낭송_황유성)
고 무 신 - 초연 채현석
새 신 사달라며
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몇 날 며칠 애태우던
아련한 추억은
주마등 되어 깜박인다
이른 새벽 보따리 머리에 이고
장에 가시던 어머니 뒷모습에
고무신 희망 걸어놓고
동구 밖을 서성이던 하루가
왜 그리 길던지
서산에 해는 넘어가는데
오시지 않고
어둠이 밀려오는
희미한 달빛아래
나를 반겨주던 어머니
보따리 속 담긴 설렘
애타는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준비 하느라 열지 못한 채
툇마루 모퉁이에
밤은 깊어 가는데
기다림에 지쳐
잠든 머리맡에 놓인 고무신
어머니는 기쁨의 선물하려 감춘 채
잠들기를 기다렸던 마음
이제야 알 것 같다
부모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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