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향연

고 무 신 _ 초연 채현석 (낭송_황유성)

眞旗 언제나 2020. 10. 10. 23:49

고 무 신 _  초연 채현석 (낭송_황유성)

고 무 신 - 초연 채현석

 

새 신 사달라며

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몇 날 며칠 애태우던

아련한 추억은

주마등 되어 깜박인다

 

이른 새벽 보따리 머리에 이고

장에 가시던 어머니 뒷모습에

고무신 희망 걸어놓고

동구 밖을 서성이던 하루가

왜 그리 길던지

 

서산에 해는 넘어가는데

오시지 않고

어둠이 밀려오는

희미한 달빛아래

나를 반겨주던 어머니

 

보따리 속 담긴 설렘

애타는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저녁준비 하느라 열지 못한 채

툇마루 모퉁이에

밤은 깊어 가는데

 

기다림에 지쳐

잠든 머리맡에 놓인 고무신

어머니는 기쁨의 선물하려 감춘 채

잠들기를 기다렸던 마음

이제야 알 것 같다

 

부모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