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MUSIC

Sereno - 조각 인형 / 끝과 시작의 발걸음 / 어느 봄날의 기적을 바라다 / Star-flower / 목설화 (目雪話)

眞旗 언제나 2020. 5. 16. 20:00

Sereno - 조각 인형

바람 세 점엔 그대의 기억,

한 점에는 나의 기억 실어 날려 보내고는

잠시 후 찾아드는 잔인한 바람

네 점으로 비어버린 마음을 채운다.

 

불어라 흩날려라 노래하라

 

깨어져 무너져가는 조각인형은

언젠가 그대와 품었던 조각달을 그린다.

 

흩날리며 노래하며,

바람 부는 얼어붙은 거리에서

세계에 겨울밤이 왔음을

 

겨울밤이 왔음을

 

 

 

 

Sereno - 끝과 시작의 발걸음

세상의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기에 끝이 있고

끝이 있기에 시작이 있다고 하는데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일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그러길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한적한 강앞에 멈춰선 물에 비친 나를 보고

문득 해답은 내 발걸음에 있지 않을까하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한가로운 구름들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다.

 

 

 

 

Sereno - 어느 봄날의 기적을 바라다

웅크려있던 존재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어느 맑은 날,

여전히 그곳엔 아직 추운 계절의 눈이 내리고 있다

 

꽃샘추위의 변덕에 봄을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걸까?

아니면 아직 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걸까?

 

잠들어있던 모두가 깨어나기 시작하는 어느 따뜻한 날,

차가운 마음의 눈을 녹여줄 봄날의 기적을 나지막이 바라본다

 

 

 

 

 

Sereno - Star-flower

오래전 그 작은 존재를 처음 봤을 때

변하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금 마주한 그것은

아름다운 빛을 내고있었다

 

영원히 변치 않을거라 생각했던 작던 존재는

이토록 아름다운 꽃을 필 수 있게 되었다

 

아니,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조차

너는 아름다운 별을 간직하고 있었구나

 

 

 

 

 

Sereno - 목설화 (目雪話)

추운 겨울날,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나는 의자에 앉아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이 곳은 창밖보다 따뜻한 공간이었지만,

왜일까, 그것은 더 따뜻해 보였다.

 

그 새빨간 눈이 온기를 냈기 때문일까.

아니면 순백색 눈이 세상을 채웠기 때문일까.

 

그러길 잠시, 이윽고 나는 그것과 눈이 마주쳤고

그것은 조용히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비록 나의 몸은 차가울지라도, 마음은 한없이 따뜻합니다.

비록 당신의 몸은 따스할지라도, 마음은 한없이 얼어있네요.'

 

추운 겨울날,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빨간 눈(目)과 하얀 눈(雪)은 나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녹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