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가는 길_ 정군수(낭송_고순복_ 영상_개울)
빛으로 가는 길 - 정군수
허리가 두 동강 난 지구의 작은 나라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루처럼 가난을 입고 살던 나라
그 작은 영토의 골목에서
동이 트면 어둠을 쫓아내던 새벽 종소리
새벽 소리에 쫓겨 가던 어둠의 발자국들을
그대는 기억하는가
어깨에 쌓인 무거운 가난을 떨어내고
금빛 태양 떠오르는 아침을,
이제 부끄럼 씻어내고
울림으로 울림으로 바다로 가는 강물
강물의 끝이 아닌 바다
새만금의 통로가 열리는 바다
바다는 안으로 안으로 강물을 끌고 가
이 땅에 새 역사의 길을 열었다
알렉산더도 징기스칸도
아니 우리의 장보고도 꿈꾸지 못한
끝닿는 데를 모를 눈시울 뜨거워지는 땅
새만금으로 이어진 광막한 땅
깊은 숨 몰아쉬며 우리가 언제
이렇게 가슴 펴고 하늘 우러러본 적이 있던가
아직도 우리 귀에 들려오는 새벽 종소리
신새벽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
새만금은 그 때의 소리를 기억한다
우리도 기억한다
아 !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작은 영토의 골목길을 울리고 가던 종소리
우리를 봄으로 인도하던 그 노래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세계의 꿈을 모으는 새만금 새로운 땅에서
빛으로 가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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