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향연

그 해 겨울의 연가 - 김병걸 (낭송고은하)

眞旗 언제나 2020. 2. 5. 01:40


[시낭송]그 해 겨울의 연가 - 김병걸 (낭송고은하)


내 시린 일상의 헤진곳을 깁어주던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어. 스토브 하나 갖지 못한 내 청춘의 빈 방에 살을 에이는 고독과 추위를 녹여 주던 건 당신의 체온이 담긴 편지와 사진 몇장. 봄이 오면 내 당신을 업어주리라 그러나 내 호사한 사랑은 봄이 오기전에 늦가을 마루턱으로 내 쫓기고 나는 날마다 조금씩 죽어갔다. 당신없이는 단 하루도 죽은 목숨. 먹포도빛 산그늘이 흔들리는 벼룻길을 꽃피고 새 울도록 오고 가면서 그렇게 이별을 안 그해 겨울 아, 당신은 이제 낮설은 이름으로 내 아른 기억을 흐르고 당신은 내가 아는 어느 길목에 등불로 서서 내 그리움이 통곡하는 비를 맞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