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으면 들린다 들리지 않으면 보인다 - 원재훈 (낭송 윤정희)
별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별의 소리를 듣는다
흐르는 물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물의 마음을 본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가끔씩 보이는 것은
그만큼 절실했던 지나온 순간 때문 이었다
나는 오늘 꽃 한 송이를 보았다
날마다 지나치던 매일 보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내가 본 것은 꽃이라고 생각했던 허상이었다
그대에게 보낼 꽃 한 송이를 사면서
나는 내가 보지 못했던 꽃의 마음을 보았다
나의 심장 깊은 곳에서 꽃은 이미 피어 있었다
나는 그만큼 알지 못했다
나는 보이는 모든 것들을 진실로 보지 못했다
나는 들리는 모든 것들에 진실로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것들은 나를 그냥 스쳐 지나간 것이다
그걸 원망했던 것이다
그대 앞에 앉아서 그대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나는 왜 나를 괴롭히는 다른 얼굴들만을 보는가
결국 나의 얼굴이었던 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얼굴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잘 듣는다
들리지 않는 사람들은 잘 보인다
오른손을 쓰면 왼손이 쉬고 왼손을 쓰면 오른손이 쉰다
나의 왼손에는 그대에게 줄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처음으로 다가가는 그대는 이제 나를 볼 것인가
나는 눈을 감고 그대를 본다
나는 귀를 막고 그대를 듣는다
먼 곳에 있다며 아주 먼 곳에 있다며 슬퍼했던 그대여
이제 나는 진정으로 그대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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