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나래

긴 시나리오를 쓰며 - 청화 김미경

眞旗 언제나 2020. 11. 23. 17:38

긴 시나리오를 쓰며_청화 김미경(영상_개울) 

긴 시나리오를 쓰며 - 청화 김미경


정전이 되어버린
내 머리속의 까만 생각들은
30촉 전구에서 새어 나오던
빛마저 차단해 버렸다

거리마다 화려한
불빛 네온사인
많은 인파의 물결

아~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홀로 지새우는 이 밤을 안고
누울 자리를 찾아 더듬어 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허공에 비애만 쌓인다

손가락 사이에 끼어
아픈 소리로 남은
너와 나의 약속 하나가
아직도 미궁에 빠진 채
기다림 반 설렘 반으로
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