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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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매인 바 없이 공중에 떠있다.
우리는 어디에도 존재하고 있지 않다. 기차를 타고 영국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창 곁을, 언덕에서 숲으로,
개울과 버드나무에서 다시 도시로 끊임 없이 변화하면서 미끄러지듯
영국을 달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새로운 인생의 첫날,
위를 향해 도는 차륜의 새로운 바퀴살이다. 그렇지만 나의 몸은
새의 그림자처럼 방황한다.
목장에 비치는 새의 그림자가 갑자기 희미해지고
숲을 만나면 곧 어두워져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나는 덧 없는 몸 일 것이다.
억지로 머리 속에서 고민을 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비록 쓰여지지 않은 시의 한 행 일지라도, 나는 이 순간 억지로 읊을 것이다.
이것만 이라도 여자들이 빨간 물병을 나일강으로 운반하는
파라오 시대, 이집트에서 시작된 장구한 역사 위에 새겨 둘 것이다.
나는 덧없이 스쳐가는 바람이 내 마음 속의 꿈을 떨치고
아침 일찍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면 위를 꽃잎이 떠돌고, 새들이 지져길때,
마음은 어수선 할 것이다.
어린시절 맑게 빛나던 그 물을 단숨에 내 몸에 끼얹는다.
내 꿈의 얇은 막이 흔들리고, 해변가에서는 사슬에 매인 애완용 짐승들이
동동 발을 구르고 있을 것이다.
- 버지니아 울프-
- yuree -varikino-.........................................................................................................................